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까지, 황가람은 오랜 시간 세상의 가장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없던 무명 시절을 지나, 자작곡 ‘나는 반딧불’ 하나로 대중의 마음을 울린 그는 그야말로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꿈을 향해 노래를 걸어온 아티스트다. 밑바닥에서 시작해 유퀴즈, OST, 자작곡, 홍대 버스킹, 그리고 첫 단독 콘서트까지, 황가람의 여정은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과 영감을 준다. 지금부터 반짝이는 노래보다 더 반짝인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1. 스포트라이트 없이 빛난 시간들: 무명 시절의 기록
황가람이라는 이름은 최근에서야 대중에게 알려졌지만, 사실 그는 꽤 오랜 시간 음악계에 몸담고 있었다. 밴드 ‘피노키오’의 보컬로 활동하며 드라마 OST에도 참여했지만, 그의 이름이 타인의 기억에 남는 일은 드물었다. 얼굴 없는 목소리, 이름 없는 노래. 무대 뒤에서 조용히 노래하던 그의 무명 시절은 길고도 깊었다. 2011년에는 듀오 ‘나디브(Nadib)’로 정식 데뷔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서울로 올라온 후 생활고 속에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버스킹의 메카인 홍대 놀이터에서 노래하며 거리의 공기를 마셨고, 때론 옥상 굴뚝 옆에서 새벽을 맞이하기도 했다. 단칸방에 지내며 노래를 쓰고, 녹음하고, 목소리를 다듬는 그의 하루는 말 그대로 음악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힘든 나날을 겪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런 극한의 시간들 속에서도 그는 ‘반딧불처럼’ 꺼지지 않고 자신만의 빛을 간직한 채 버텨냈다. 무명의 시간은 결코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니었고, 바로 그 시간이 황가람을 오늘의 자리로 이끌었다.
2. 작은 노래로 시작된 반전: ‘나는 반딧불’의 기적
황가람의 커리어에 전환점을 안겨준 건 다름 아닌 자작곡이었다. 무명 시절의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담아낸 그의 곡 ‘나는 반딧불’은 2023년, 방송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 소개되었다. 이 노래는 유재석, 조세호를 비롯한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고, 방송 직후 인터넷에서는 “황가람 누구야?”라는 질문이 급증했다. 그의 목소리는 담백하면서도 울림이 있었고, 곡의 메시지는 위로와 공감의 깊이를 더했다. 마치 희미하지만 확실하게 빛나는 반딧불처럼, 듣는 이에게 작지만 강한 희망을 전달하는 음악이었다. 유튜브와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황가람의 이름은 빠르게 퍼졌고, 그가 과거에 불렀던 OST와 밴드 시절의 노래들도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했다. 특히 자작곡이라는 점에서 ‘나는 반딧불’은 더 특별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언어로 담아낸 이 곡은 그 어떤 기획이나 마케팅보다 강력한 감동을 안겼고, 수많은 이들이 그를 통해 '음악의 힘'을 다시금 체감했다. 그렇게 황가람은 '무명 가수'에서 '진심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게 된다.
3. 무대와 사람을 향한 꾸준한 움직임
황가람은 단지 '한 곡'으로 반짝인 뮤지션이 아니었다. 그는 이후에도 부산의 소규모 뮤지컬 무대에서 특별 출연하고,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버스킹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음악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에 꾸준히 힘썼다. 그의 움직임에는 ‘스타’보다 ‘음악인’으로서의 진정성이 묻어난다. 2025년에는 그의 첫 단독 콘서트 <빛이 되는 노래>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무대는 황가람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 공연으로, 오랜 시간 노래를 써내려온 그의 진심이 무대 위에서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누군가에게 빛이 되고 싶다”는 그의 의지는 콘서트 제목처럼 작지만 확실한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최근 봉사 단체 공연에도 참여하며, 재능 기부의 형태로 자신의 노래를 나누고 있다. 이는 단지 기획된 선행이 아니라, 과거 자신의 힘겨운 시간을 지나오며 깨달은 바를 실천하는 방식이다. 진심이 담긴 노래, 그리고 그 진심을 전하고자 하는 태도는 그를 음악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의미 있는 가수’로 인식하게 만든다.
황가람의 성공 스토리는 단지 음악 산업 내에서의 성취를 넘는다. 그것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꿈’의 증명이자, ‘진심이 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다. 무명과 고독, 생활고 속에서 탄생한 그의 노래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때로는 살아갈 용기를 북돋운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반짝일 수 있는 존재, 누군가의 밤을 덜 외롭게 해주는 노래. 그것이 황가람이 되고자 한 가수의 모습이었다. 앞으로 그의 노래가 더 많은 사람의 삶을 감싸 안는 ‘반딧불’이자 ‘빛’이 되기를 기대하며, 그 진심 어린 목소리가 오래도록 울려 퍼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