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과 나, 전생부터 이어진 편안한 인연

명절이 기다려지는 이유

명절을 앞두고 설렘이 일어나는 이유.
그건 형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명절에 늦게 도착해도, 음식 솜씨가 없어도,
형님은 저를 한 번도 나무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웃으며 반겨주었고,
제가 할 수 있는 설거지나 청소만 부탁하며 편하게 대해주셨습니다.

저 또한 형님을 친언니처럼 생각하며
필요한 것을 챙겨드리고, 진심을 다해 다정하게 대했습니다.

몇십 년을 한결같이.
단 한 번의 불편함이나 오해도 없이
우리는 그렇게 다정한 인연을 이어왔습니다.

형님과 나 사이의 이 특별한 평화,
그 답을 찾고 싶어 전생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조선 후기.
형님은 가족을 부양하며 고단한 삶을 살아가던 강인한 여인이었고,
저는 그런 형님 곁을 묵묵히 지켜주던 한 소녀였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며,
말없이도 깊은 위로를 건네던 관계였지요.

그러나 운명은 짧았습니다.
형님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저는 오랫동안 그 빈자리를 그리워하며 살았습니다.

그때 간절히 다짐했습니다.
"다음 생에는 더 오래 함께 웃자."
그 약속이 이번 생에서 이렇게 아름답게 이어진 것입니다.

이 인연을 통해 저는 배웠습니다.
진짜 인연은, 서로를 억누르거나 기대지 않습니다.

편안함 속에 따뜻한 신뢰가 흐릅니다.
억지로 엮지 않아도,
기억하지 않아도,
마음 깊은 곳에서 서로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형님과 나, 이번 생에서도 서로를 위한 작은 빛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따뜻한 마음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습니다.

참된 인연은,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쉬게 합니다.